패션, AI, 미래
AI가 창조성이 없다거나 이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사실 패션 디자인에 있어서 대단한 창조성이 필요한지도 잘 모르겠다. 흐름을 이해하고, 자잘한 기억의 어딘가에서 적절한 걸 끄집어 내고, 그런 것들을 현대의 착장 스타일에 맞춰내는 작업이 중요할 텐데 이런 건 AI가 인간 못지않게 잘한다.
가능한 미래를 생각해 보면 AI가 디자인한 옷을 사람들이 만드는 정도를 생각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면 사람 대신 로봇이 만들테고 조금 더 나아가면 3D 프린팅으로 옷을 뽑아낼 수 있다. AI - 3D 프린팅 조합으로 입을 만한 옷이 만들어지게 되면 그 이후는 탄탄대로다. 대량 생산으로 가격은 내려가고 현재의 패션 산업 구조가 이걸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면 공각기동대나 블레이드러너에서 실물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 적도 없고 높은 가치를 부여받고 있듯 진짜 천연 섬유 어쩌면 진짜 나일론 정도까지도 높은 가치를 받게 될 수도 있고 심지어 그런 걸 본 적도 없이 삶을 마칠 수도 있을 거 같다.
이런 생각은 알약 식사가 나오면 어찌될 건가와 비슷한 결론을 향해간다. 예를 들어 저렴한 알약 식사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거기로 갈아탈 거다. 씹는 즐거움 뭐 이런 걸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테고 과도기가 있겠지만 압도적으로 편하고 저렴한 식량이 있다면 적어도 3끼 식사 중 어느 정도는 갈아타게 된다. 그러면 어중간한 식당은 다 사라져 없어질테고 자연물 수요도 줄어들테니 농수산업 공급도 줄어들고 실물 가격은 점점 높게 올라간다. 요리 쪽도 마찬가지로 대부분 사라지고 최상위급만 남게 되고 비용이 상승한다. 김밥천국이 남아 있다고 해도 재료 공급이 줄어들고 가격이 폭등하면 결론은 마찬가지다. 결국 진짜 재료로 만든 진짜 요리 정도만 드물게 살아남는 방향을 향하고 이런 것들은 부의 상징이자 일반인들은 정말 어쩌다 먹게 되는 식사가 된다.
AI - 3D 프린팅 조합도 이런 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게 아직은 SF처럼 보이지만 암만 봐도 그렇게 먼 미래 일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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